별립산(別立山, 399M)

별립산(別立山)은 산 전체가 암석으로 이루어졌으며 크고 험준하다. 伏虎形으로 고려산이나 봉천산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 외로이 형성되었다는 뜻에서 별립산이라 부른다. 산기슭에 하점면의 이강리와 창후리 양사면의 인화리가 자리잡고 있다.

창후리 선착장에 모일때만 해도 바람이 차가웠다. 간신히 남은 겨울의 몸부림인듯하다. 꽃샘추위의 심술에 다들 옷을 단단히 여미고 서해유스호스텔과 마라칼슘탕 사잇길로 걸어올라 가다 오른쪽, 석상 몇 개가 방치된 곳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볕이 들어 따뜻한데다 산으로 오를수록 바람이 없다. 두꺼운 옷을 입고 온 일행이 금새 옷 투정을 한다. 산 중턱에는 생강나무의 노란꽃들이 만발했다. 예전에는 생강나무 열매의 기름을 짜서 동백기름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개동백나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봄이 이미 와 있는지 소나무 잎이 길에 깔린 낙엽의 갈색과 비교되어 더 푸릇해 보인다.  초록빛이 맑고 싱싱하다.

몇 걸음 힘겹다 싶을 정도로 조금 올라갔는데 벌써 저 멀리 교동과 석모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물길 따라 형성된 하얀 모래톱도 드러나 보였다. 낙엽길을 걷더니 이내 바위길이 나타났다. 가느다란 밧줄이 서너군데 걸려있다. 겨울에는 꽤 미끄러울 길이다. 길 양옆으로는 멋들어지게 자란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토종 소나무와 노관주가 많이 보인다. 노관주는 질기고 잘 휘어져 소 고뚜레로 썼다고 옆에서 설명 해 준다.

별립산으로 오르는 길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강화 최 북단의 산이라 오르면서 내내 북한 연백군 산하와 교동 위쪽의 바다까지 볼 수 있다. 또, 남쪽으로는 삼거천이 끄트머리까지 한 눈에 보이고 망월 벌판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꼭대기 부근에는 진달래가 무리져 있다. 아직은 봉우리만 움트고 있지만 머지않아 활짝 핀다면 장관을 연출할 듯 싶다. 우리가 올라간 산 봉우리 맞은편으로 군부대가 보인다. 더 이상을 갈 수 없다. 일행은 기념촬영을 하고 정상 부근 커다란 소나무 밑에서 잠시 쉬었다. 기대보다 더 좋은 산. 푹신푹신한 솔잎 길을 걷는 것도, 낙엽길 걷는 기분도 양옆으로 시야가 확 트인 것도 전부 마음에 드는 산이다. 일행은 4월 말 즈음 진달래 필 때 이곳을 다시 찾기로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오르막이 심한 바윗길


봉우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삼거천과 망월벌판

 별 립 산

              간동 이종학

봄 좋은 날 이곳에서 만나니

한밤을 우연히 지새되 일년 같구나

황해가 아득하나 북편의 나루인가

동편의 청산은 홀로 서 있네

매미소리는 가을을 알리는데

벌레소리에 잠 못 이루어

이 강산에서 한가히 즐기니

그대와 같이 복된 사람이 되었으면

七월 七석 인양 하늘이 맺어진 인연도 새로워라

이 날의 만난 것이야 참으로 이 아침이라네

밭 갈아 넘기는 것이 여름이 지났구나

술과 꽃은 봄을 애끼게 하는데

산과 들판이 그림같도다

맑은 마음은 티에 물들지 않고

흉금을 터 넣은 옛 친구들인데

시를 지으려 해도 참된 마음이 움트지 않는구나

(강도고금시선 제2집, 강화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