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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 강화지역 등산 추천입니다

작성일 : 06-02-12 12:11

봉천산

소나무 숲의 오솔길, 봉천산(奉天山)

봉천산은 강화도 최북단에 위치한 산으로써 봉두산(鳳頭山)으로 불려지기도 했다. 해발 291m의 낮은 산이지만 정맥(正脈)이 동쪽으로 뻗어나가 송해면 양오리의 두양봉(牡羊峯)과 당산리의 옥녀봉을 이루었고 북쪽 줄기가 당산리에 있는 용계산(聳鷄山)의 난봉(卵峯)을 형성한다. 또한 철산리의 벽력봉이 되어 동북쪽 해변 끝에 다다르는 등 대지를 넓게 품고 있다.
산 정상에 봉천대가 있는데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얘기가 있다. 고려 때 평장사(平章事)를 지낸 봉천우(奉天祐)가 선조의 발상지에다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대(臺)를 쌓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 쇠붙이로 양, 돼지, 소, 말을 만들어 돌함에 넣고 쌓았다. 어떤 사람들은 ‘고려 조정에서 제천의식을 행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와전된 것이다. 당시에는 봉천대에 신명이 깃들어 있어 등정하려면 기와 파편 조각을 단혈에 놓고 절을 한 다음에 올라가야 무사하다고 했다. 어떤 자매가 대 위에서 부정한 말을 했다가 갑자기 천둥 번개 치는 소리가 들려 뛰어내리다 죽었다고 전해진다. 자매의 묘가 북쪽에 있다고 하니 믿지 않을 수가 없다.
그 후 조선 인조 때(1633년) 봉화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국에 620여 개소의 봉화대가 있었는데 봉천대처럼 크게 쌓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세월이 흘러 한쪽이 무너져 내린 것을 보수하여 오늘에 이른다. 아랫단 넓이가 72㎡에 높이 5.5m의 마름모꼴 형으로 되어 있어 신성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인천시 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되었다.

숲길 걸으며 산림욕을

하점면사무소 주차장을 들머리로 하여 오르면 곧장 소나무 숲길이 나온다.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은 가족이나 연인끼리 얘기를 나누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건강지압보도가 있어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산림욕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어떤 농부가 가두어 두고 기르던 닭이 병들자 숲 속에다 풀어주었다. 병이 들었으니 마음껏 돌아다니다가 죽으라는 측은지심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닭이 건강한 상태가 되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농부로서는 자연의 힘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사람들은 숲 속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로 ‘피톤치드’라고 하는 방향성 화학물질의 작용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상처 입으면 분비되는 물질로써 미생물을 죽이지만 인간에게는 유익하다. 나무에서는 테르펜, 음이온 등도 나온다. 산림욕이란 이러한 물질을 쏘이는 것을 뜻하는데 산림욕을 하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폐 기능이 개선되어 심신의 활력을 찾게 된다. 산림욕은 공기가 잘 통하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6월에서 10월 중 아침나절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땀을 조금 흘릴 정도로 걷다가 크게 심호흡을 하여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으며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것이 좋다.

봉천산은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하기에 적당한 산이다. 왕복 1시간 20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가족끼리 서울에서 출발하여 봉천산에 올라 산림욕을 한 다음 강화도 유적지를 찾아 나선다면 짜임새 있는 여행이 될 것 같다. 하점면사무소에서 출발해서 오층석탑이나 석가여래입상이 있는 코스로 내려가면 지루하지 않은 산행이 될 터이다.

정상에서 보이는 북한 땅

산림욕장을 지나면 약수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능선과 계곡의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까지 가는데 능선 쪽은 완만하지만 멀고 계곡 쪽은 가파르지만 가깝다. 하지만 정상까지의 등산 시간이 30~40분 정도여서 어느 쪽을 택해도 많은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봉천대를 감상하고 조금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은 밋밋하고 나무가 없다. 봉천정에 앉아 땀을 식히며 북쪽을 건너다보면 개성의 송악산을 비롯한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쾌청하면 걸어다니는 사람들과 자동차도 볼 수 있다. 봉천산에서 일출과 일몰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방이 탁 트여서 관망하기가 좋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가끔 실향민들이 올라와서 손에 잡힐 것 같은 북한 땅을 향해 절을 하며 망향의 슬픔을 달래기도 한다.
2005년도에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봉천산 3부 능선을 따라 고속화 우회 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강화지역 시민단체와 강화 주민들이 강력하게 이의 제기를 했다. 봉천산은 녹지자연 7등급으로써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처이고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자칫 개발 우선주의에 휩쓸려 지역 정서를 깨뜨릴 수 있다. 무엇이든지 한번 훼손되면 회복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심사숙고하여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찾아가기

강화읍을 지나 서문삼거리에서 직진(우측)한 후 48번 국도를 따라 10km쯤 가면 하점면사무소가 나온다.

① 등산로 : 하점면사무소 → 삼림욕장 → 약수터 → 봉천대 → 하점면사무소
원점회귀 코스로 1시간 ~ 1시간 20분 소요된다.

② 등산로 : 하점면사무소 → 삼림욕장 → 약수터 → 봉천대 → 오층석탑,

석가여래입상

하점면사무소 : 032-933-5302
안내 : 032-937-9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