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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 강화지역 등산 추천입니다

작성일 : 06-02-12 13:04

진강산

강화의 진산

진강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에 위치한 해발 443m의 진강산은 강화도 중남부지역인 혈구산과 마리산 사이에 있는 강화에서 세 번째 높은 산이다. 고려 초 이 일대를 이르던 황골(강주)에 현읍을 옮기고 ‘강주의 진산’이라고 하여 그 이름을 얻게 됐다는 진강산에는 고려 21대 희종의 무덤인 석릉(碩陵), 고려 24대 원종의 왕비인 순경태후의 무덤인 가릉(嘉陵), 22대 강종의 왕비인 원덕태후의 무덤인 곤릉(坤陵) 등 고려 고종의 홍릉을 제외한 왕실의 무덤이 모두 모여 있다. 진강산과 덕정산 사이 골짜기에 군부대 사격장이 있어 진강산 일부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강화문화원발행 강화지명고에 "덕정산 정남쪽으로 한줄기는 구불구불 강도6대산의 하나인 진강산이 되었으니 즉 옛 진강현(고려초 양도면 도장리)주산이 자리한 곳이다. 산이 기이한 가운데 장대하고 울창하게 구부러져 있는데 간간히 바위가 우뚝 서 있어 구름과 안개가 오락가락 개이지 않으니 강도10경의 하나로 손꼽아 이르기를 진강귀운"이라 했다.
조선17대 효종왕과 명마에 관한 벌대총의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아침마다 진강산을 오르는 부부

전형은씨(57)와 이명숙씨(54) 부부의 요즘 하루는 활기차다. 작년부터 계속되어온 새벽의 진강산 산행 덕분이리라. 진강산에서 내려오던 능선이 도로로 끊긴 지점에서 부부와 기자가 만나 동행 취재를 하기로 했다. 그간 비가 계속 오는 터라 새벽에 동행하기 힘들어 오늘은 오후 시간을 잡았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적중하려는지 습도가 높아 끈적거려 산행하기에 별로 좋지 않은 날이다. 부부는 손으로 직접 다듬은 나무 지팡이를 하나씩 짚고 가벼운 걸음으로 나타났다. 전형은씨는 검은 썬그라스를 끼고 배낭까지 챙긴 영락없는 산꾼의 모습이다. 오늘은 어두와 곤릉 사이의 고갯길에서 시작하여 석릉 갈림길을 지나 곧장 능선길로 정상까지 올랐다가 같은 길로 하산하는 코스다.

진강산 줄기의 동남쪽 방향 끝 지점인 길정저수지 중간 정도에 위치한 그들 집에서 출발해서 진강산에 올랐다가 집에 돌아오면 약 세시간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정상까지 올랐지만, 아침 공복에 너무 무리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적당히 오른다고 한다.
사격장 왼쪽 능선으로 정상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아 산길 자체를 두 사람이서 만들다시피 했다. 낫을 가지고 제멋대로 자란 풀을 쳐내기도 하고 들고 다니는 막대기로 조금씩 길을 정리해 나갔다. 석릉으로 갈라지는 지점까지 휘휘 힘들어 하는 기색 없이 한달음에 올라간 두 부부는 사격장위의 제법 큰 무덤에 도착해서야 물 좀 마시자며 잠시 걸음을 멈춘다.
“아침에 이렇게 산에 오르고 나면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 생활이 활기차요.”
이번 주는 계속 비가 와서 산행을 많이 못했지만, 봄철 같은 때는 일주일 내내 산행을 하기도 했다. 이곳 진강산도 봄에는 진달래가 가득하다.

● 진강산과 함께 새로운 생활을

전형은씨 부부는 새로 집을 짓기 전까지 음식점을 했다. 10여년 그 일을 하다보니 건강도 나빠지고 도무지 생활의 여유를 느낄 수가 없었다. 부부는 결단을 내렸다. 별로 오래되지 않은 집을 허물고 다시 지어 펜션을 시작했다. 그때가 재작년 가을 무렵이다. 수입은 줄었지만 음식점을 할 때 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겼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두 딸은 각각 제몫을 단단히 해 내기 때문에 큰 걱정거리는 없다.
“길정저수지 물이 깨끗한 것은 군부대를 끼고 있는 진강산 쪽과 덕정산쪽의 양쪽계곡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 때문이기도 해요.”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삼흥리가 나온다. 마침 군부대의 포격훈련이 있는지 연신 대포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요란한 소리가 있는 와중에도 오솔길에 고라니 배설물이 있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짐승도 이렇게 요란한 포소리를 계속 듣게 되면 무디어 지는 것일까…. 잠시 쉬었던 자리 옆을 보니 늦은 취나물이 잔뜩 있다. 진강산에는 나물도 제법 많다고 한다.
“옛날 어렸을 때 이걸 참 많이 먹었어요”

올라가는 가는 길 주변이 온통 싱아다. 전형은씨는 익숙한 솜씨로 줄기를 하나 꺽어 껍질을 까서 입안에 넣는다. “맞어. 이걸 먹고 또 먹고… 그러다 보면 집에 와 지는걸.” 이명숙씨도 옛날 생각이 나는지 껍질을 깐 줄기를 입안에 넣는다. 기자도 하나 먹어 보았다. 약간 시큼털털하면서 시원한 맛이 났다.

● 진강산과 함께 새로운 생활을

“이 길에 오래된 소나무가 많았는데, 한번은 그 소나무들을 싹 베 버린 거야. 그때 방송에도 계속 보도되고 그랬지.”
작년, 산 정상에 경찰의 무선기지국을 설치하는 공사로 이 길의 오래된 나무들이 무단으로 벌목 되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 이렇게 잣나무를 심었는데, 죽은 거 없이 잘 자랐네” 길을 따라 1미터 간격으로 두줄로 심어져 있는 잣나무는 일년 동안 10센티 정도씩은 자란 듯하다. 전형은씨는 성큼성큼 벌써 저 만치 앞에 걸어가고 있다. 올라가는 길옆으로 싱아가 무성하고 산초와, 두릅나무, 머루 등도 제법 있다. 산딸기는 숲만 무성했지 정작 딸기는 보이지 않았다. 중턱정도 오르니 이제는 걷기가 힘들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한여름 비만 한차례 와서 쑥쑥 커버리는 풀들이 무성해서 길은 간신히 알아 볼 정도다.
“요즘 아침녘은 이슬이 많이 있어서 여기까지 오기 힘들어요. 전부 젖어버리거든”
날씨가 좋지 않은 탓에 멀리 길정저수지도 뿌옇게 보일 뿐이다.
“한번은 펜션에 오신 손님중 65살이 넘으신 분들이 꼭 등산을 하시겠다고 해서 8분을 모시고 올라 온 적이 있었죠. 연세 드신 분들인데도 잘 올라 오시더라구. 정상에서 북쪽이며 강화도며 잘 보이니까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맑은 날 진강산 정상에 오르면 남쪽의 마리산과 바다, 강화도 전체를 두루두루 한눈에 볼 수 있다. 엉겅퀴와 딸기, 싱아로 뒤덮인 길을 헤치며 오르니 말발굽이 있는 바위에 도착했다.

● 진강산에서 난 용마 벌대춘

진강산에 용마를 키우는 마장터가 있었는데, 나라에 비운이 생기면 말이 혼자 궁궐까지 가곤했다. 중국이 쳐들어오자 용마 벌대춘은 쏜살같이 궁궐로 들어가는데 양화나루에서 그만 죽고 말았다. 임금에게 벌대춘이 죽었다는 말을 고하면 큰일 날 것 같은 생각에 양화군수는 벌대춘이 숨을 안 쉰 지 사흘이요, 안 먹은 지가 사흘이라고 보고해서 위기를 모면했다는 설화가 있다. 진강산 꼭대기 부분의 바위에 그 벌대춘의 발자욱이 있다.
　벌대총을 위의 전설과 연관시켜 용마라고도 부르는데 아직도 이 고장 사람들은 용마가 태어난 샘물을 ‘난우물’, 개울 이름을 ‘용내’라고 부른다. 나라에 일이 있을때 용마가 용산까지 오르고 내리면서 울어서 그 냇가가 용내라고 한다.

● 떠 들어온 마니산과 진강산

옛날 마니산이 만리서 들어오고 진강산도 떠들어오는데 진강산은 지금 마니산 자리에 앉으려고 하다 앉지 못하게 되자 뒤로 돌아 앉았다고 한다. 사람으로 치면 남쪽이 엉덩이가 부분이 되는 것이다. 돌아앉은 진강산은 산세가 대륙인 북쪽을 보고 있다. 그래서 만주 벌판을 장악할 장수가 난다는 얘기도 생긴 것이다.

말발굽바위에서 정상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정상에 오르니 예상대로 아래쪽이 희미하게 보일뿐 조망이 좋지 않다. 여름내 이곳에 오른 사람이 별로 없는지 정상 바위에서 철탑까지의 길도 수풀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정상에서 두 부부의 정겨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후 올라오던 길로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부부의 건강한 삶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행복은 건강 뒤에 있는 법이던가….

참고문헌 : 강화사

● 등산코스

▲제 1 코스 (약 3시간 30분 소요)
삼별초식당앞 - 부대정문(우측으로) - 산성터 - 삼각점 - 345봉(헬기장) - 정상 - 남릉 - 계명원옆 도로변

▲제 2 코스 (약 3시간 30분 소요)
삼별초식당앞 - 부대정문(우측으로) - 산성터 - 삼각점 - 345봉(헬기장) - 정상 -동릉 - 도장삼거리(또는 길정리방면)

▲제 3 코스 (약 3시간 30분 소요)
길정저수지 → 석릉 안부 → 사격장 → 무덤 → 삼거리 → 정상 → 동릉 → 가톨릭대학교

●교통편

서울방면에서 김포를 거쳐 왕복 4차선의 48번국도를 타고 강화에 진입 → 강화터미널쪽으로 좌회전하여 왕복 4차선의 도로를 따라 찬우물삼거리에서 좌측길로 들어선후 5.5km직진 → 인산삼거리에서 좌측길로 4.7km진행하면 산행초입인 삼별초식당앞 공터에 도착

강화로 가서 양도면행 군내버스를 이용한다.